예순에 새 분야 도전 “MICE육성센터 마중물로 인생 터닝포인트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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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에 새 분야 도전 “MICE육성센터 마중물로 인생 터닝포인트 만들었다”
  • 최성욱
  • 승인 2020.02.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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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년특집] 국제회의복합지구: 세 도시 이야기_ 고양Ⅱ
고양MICE육성센터에서 만난 사람들
킨텍스 비즈니스동에 자리잡은 고양MICE육성센터. 사진제공=고양컨벤션센터
킨텍스 비즈니스동에 자리잡은 고양MICE육성센터. 사진제공=고양컨벤션센터

 

아낌없이 지원하고

끊임없이 공부 시키는 ‘마이스사관학교’

대형 광고대행사에서 10년 넘게 기획업무를 한 서강윤 스카이컴 사장(63‧남)은 대기업에서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로 작은 광고대행사를 차렸다. 창업 10여년간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다. 소규모 창업기업이 피하기 힘든 수주, 직원 급여, 운영비 조달의 어려움은 물론이고 대표로서 숙명과 같은 외로움까지 묵묵히 견뎠다. 예순을 넘기면서 고난의 행군을 스스로 멈추기로 했다.

2018년 어느 겨울날이었다. 노후를 준비하려는 겸사겸사 소일거리나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고양시청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하릴없이 마우스를 이리저리 돌리다 중장년 마이스(MICE) 전문요원 교육생 모집공고를 발견했다. ‘마이스 전문 운영요원?’ 호기심에 이끌려 신청서를 작성했다.

고양시 관내 중장년을 대상으로 행사를 보조하는 간단한 업무를 맡게 될 터였지만, 교육과정은 의외로 전문성 있게 진행됐다. 이 교육과정에서 DMC(Destination Management Company)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고 본인의 업무경험과 접목하면 꽤 사업성이 있어 보였다. 강사에게 이것저것 캐물었다. 강사는 ‘고양시 마이스육성센터(Goyang MICE Incubator, 육성센터)’를 추천했다. 광고기획 분야에서 백전노장인 그였지만, 60대에 접어들어 새로운 사업을 벌린다는 게 보통 용기로 되지 않는단 걸 알았다. 여러 날을 고심했다.

육성센터 입주기업으로 등록하면, 사무실을 육성센터로 등록할 수 있고 다달이 쫓기듯 돌아오는 임대료 부담도 덜 수 있었다. 입주기업에 등록부터 했다. DMC이면서 본인의 전문영역인 광고대행을 겸하는 업체다. 서 사장의 일상은 홀로 고군분투 했던 과거의 창업에 비하면 많은 부분이 바뀌어 있었다. 사무실 주소가 생겼고, 사무용 책상도 배정(공유석) 받았다. 창업을 도울 마이스 전문가(주임교수)가 주 1회 이상 창업준비를 점검했다. 옆방지기인 고양컨벤션뷰로의 마이스 전문인력들에게 수시로 조언을 구하고 컨설팅을 받았다. 법무‧세무 분야 현직 전문가들이 육성센터를 찾아와 면대면 맞춤형 교육도 해줬다. 주최자, 유명인사들이 틈틈이 세미나를 열어 최신 마이스 트렌드를 알려줬고, 해외박람회에 참가하면 주요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주선해주는 등 마케팅 활동도 지원 받았다.

뒤늦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서 사장 입장에선 입주기업으로 ‘등록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 게 더 어려웠다. 서 사장은 “예순에 접어들어 전혀 몰랐던 분야(DMC)에 도전하는 건 혼자선 엄두도 못냈을 일이다”며 “육성센터가 마중물 역할을 해줬고, 내 인생에도 터닝 포인트가 됐다. 3년을 목표로 업력을 키워 남들이 하지 못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이스 생태계 선순환 시킬 출발점은 ‘지역사회 업체들’
‘MICE 육성’ 아낌없이 쏟아부었더니 마이스 창업 ‘활력’
입주기업 ‘9개→12개’ 육성센터 출범 1년 만에 이룬 성과
경영‧법무‧세무 컨설팅, 세미나 연속 ‘공부, 공부, 또 공부’

‘인큐베이팅’ 오롯이 집중한 결과는

지난 2018년 8월 국제회의복합지구(복합지구)에 지정되고 두 달여 만인 10월, 고양마이스육성센터도 문을 열었다. 당시 9개 업체가 입주했는데, 1년여 만에 12개 업체가 둥지를 틀었다. 고양시 관내 등록된 ‘국제회의 기획업체(PCO)’가 11개에 불과한 현실에 비하면 육성센터로 인한 파급효과는 확실해 보인다. 입주업체의 전문분야도 각양각색이다. PCO‧PEO와 같은 대행사를 비롯해 행사솔루션 개발업체, 전시디자인 설계업체, 조형물 디자인, 마이스 구인‧구직, 이벤트 IT플랫폼, 꽃장식업체 등 마이스 전반을 아우른다.

킨텍스 비즈니스동에 자리잡은 고양MICE육성센터. 사진제공=고양컨벤션센터
고양MICE육성센터. 사진제공=고양컨벤션센터

육성센터는 입주사가 일정수준 이상의 업력을 키워 졸업(!)해 나가면, 신입생(창업기업)이 들어오고 나가는 선순환 구조를 목표로 한다. 마이스 생태계, 그러니까 입주기업들은 고양마이스 선순환 구조의 출발점이다. 육성센터가 출범한 지 겨우 1년 남짓에 불과하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는 입주기업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마이스 플랫폼 개발업체 ‘글로비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에 참여사로 선정돼 지원금 1억5000만원을 따냈고, 도시문화마케팅 전문회사 ‘와이어반컬처’는 주한 외국인과 함께하는 디자인아트 프로젝트를 수행할 예정이다. 광고대행‧인쇄‧출판업체 ‘티앤아이미디어’는 전년대비 매출이 약 30% 올랐다.

1년도 안 돼 씨앗에 새순이 난 셈이다. 단기간에 새순을 피워낼 수 있었던 비결은 육성센터가 말 그대로 ‘인큐베이팅’에 오롯이 집중한 결과다. 실제로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4%가 ‘교육을 통해 학습한 것이 업무능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세부적으론 “발상의 전환, 사고 확장에 큰 도움이 됐다”거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 혹은 “업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주임교수제, 면대면 맞춤식 컨설팅 ‘6개월간 50회 이상’
업력 15년 이상 마이스업계 베테랑도 “트렌드부터 알아야”
“육성센터는 강의 아닌 실전비즈니스 연결점을 찾아라”

주임교수들 “과거 성공공식 안 먹히더라”

이처럼 육성센터의 아낌없는 ‘육성’정책은 복합지구의 정책목표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관건은 방법론이다. 고양마이스육성센터는 창업기업뿐 아니라 20년 이상 업력을 가진 베테랑 기업까지 다양한 층위의 입주기업들에게 똑같은 해법을 제공하지 않는다. 저마다 달리 처한 경영난을 풀어가려면 끊임없이 지적자극을 주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조금 더 밀착된 컨설팅이 필요한데, 두 명의 주임교수 몫이다.

주임교수는 국제회의 산업 종사경력 15년 이상, 마이스 관련분야 박사학위 소지자로 ‘마이스 업계 베테랑’이다.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주석영‧신창열 주임교수는 지난해 7~12월 6개월간 육성센터에 상근(주2일 이상)하면서 각각 25회 이상에 달하는 면대면 맞춤식 컨설팅을 소화했다. 입주업체와 동고동락하면서 마케팅, 경영진단, 고객서비스 노하우 등을 전수하고 마이스 상품개발에도 머리를 맞댔다.

주 교수는 여행업, 국제회의업, 호텔 세일즈 마케팅 등 마이스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정부‧지자체가 주관하는 각종 국제회의, 전시,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한 대형 전문기획사의 대표를 지냈다. 신 교수는 대기업 광고회사에서 광고마케팅 업무를 주로 했고, 이후 여수엑스포, G20 정상회의, 핵안보회의 등 대규모 정부‧지자체 프로젝트를 유치‧개최하는 사업에 참여했다. 각종 이벤트, 전시 컨설팅, 공공입찰 경험도 풍부하다.

고양MICE육성센터의 ‘베테랑 컨설턴트’ 주석영(왼쪽)‧신창열 주임교수. 사진=최성욱 기자
고양MICE육성센터의 ‘베테랑 컨설턴트’ 주석영(왼쪽)‧신창열 주임교수. 사진=최성욱 기자

두 주임교수는 화려한 경력의 마이스 베테랑이지만, 입주기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각기 다른 업력을 가진만큼 이들의 비즈니스를 한 단계 끌어올려주는 컨설팅을 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교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지만, 육성센터는 강의가 아닌 실전으로 부딪혀야 하기에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신 교수는 “대다수 입주기업 대표는 큰 조직에 있다가 자기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에게 마이스 영역을 넓혀주면서 인큐베이팅 하는 것이 주임교수의 역할이라면, 결국 어떤 연결지점을 찾아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인지로 수렴된다”고 말했다. 주 교수도 공감했다. 그는 “내가 아무리 마이스에서 30~40년 경험을 갖고 있다고 해도 업체마다 분야,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상담부터 컨설팅까지 매번 (업체가) 만족할만한 해답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과거에 내가 이뤘던 성공공식을 들이밀기보단 시대 흐름을 빨리 읽어내고 지금에 맞는 모델을 만들어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교수에게 주임교수의 자질을 물었더니 한 목소리로 네 가지를 꼽았다. 우선 “대규모 행사를 완수한 경험이 있어야 하고, 박학다식하며 열린 생각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최신의 마이스 트렌드를 읽어내야 하기에 스스로 지적 호기심이 충만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성욱 기자 one@mice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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