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만 관심 갖다간 실패…국제회의산업 ‘클러스터’ 만드는 데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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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만 관심 갖다간 실패…국제회의산업 ‘클러스터’ 만드는 데 집중해야”
  • 최성욱
  • 승인 2020.02.10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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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년기획] 국제회의복합지구: 세 도시 이야기
[인터뷰] 국제회의복합지구 정책 ‘초안’ 설계한 정광민 문광연 부연구위원

개발보단 진흥에 무게둔 ‘地區’ 이해부터
회의-집적시설 간 ‘유기적 시스템’ 중요

“완벽히 갖춰진 도시 없어
실효성 있는 진흥·육성계획 관건”

복합지구·집적시설·활성화 ‘하나의 스케줄’로 계획 짜야

국제회의 유치·개최에 사활을 걸던 양적 팽창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마이스시장에서 ‘꼭 가봐야할 목적지’로 우뚝 서려면 일대 전환점이 필요한 때다. 지난 2018년 문체부가 지정한 국제회의복합지구(복합지구)는 국내 마이스산업이 질적 성장으로 동력을 옮겨가려 마련한 새로운 틀이다. 새로움만큼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아 설왕설래도 오간다. 복합지구 지정과 활성화사업 초안을 마련하는 연구를 수행한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관광산업연구실, 사진)을 지난해 12월 23일 문광연(서울 강서구)에서 만났다. 그에게 복합지구의 설계과정과 목표 그리고 나아갈 방향을 물었다.

정광민 문광연 부연구위원
정광민 문광연 부연구위원 ⓒ최성욱

-국제회의복합지구 정책은 국제회의 시설을 특정지역에 집적화 하는 정부의 첫 마이스특구 사업이다.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컨벤션센터는 2015년 이전까지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설립했다. 그런데 막상 지역에 가보면 (마이스) 기반이 취약한 곳에 센터가 생기는가 하면, 주변 시설과 연계성이 떨어지는 곳도 여럿 있었다. 한편으론 코엑스와 킨텍스를 제외하면 ‘대규모 전시장’도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는 주변 시설들이 센터와 융복합되는 ‘집적화’가 필요하단 결론을 내렸다. 센터가 공공재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숙박, 식음, 쇼핑 등 국제회의나 마이스와 연계해서 같이 가야 할 시설들이 있고, 또 이런 시설이 있어서 참가자들에게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지 않겠나. 센터를 둘러싼 지역을 클러스터화 시키자는 거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15년 국제회의복합지구 법안이 발의됐다.”

-이번 정책의 기본설계는 어떻게 짜였나.

“기본설계는 개발보단 진흥의 성격이 강한 ‘지구’라는 걸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번 사업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단지, 지구, 특구, 구역 등 명칭에 대해 수많은 논의가 오갔다. 결론적으로 ‘진흥’이란 성격과 특례적인 특구의 성격을 모두 가질 수 있는 ‘지구’가 채택됐다. 지구는 이 사업을 통해 국제회의산업을 진흥시킨다는 측면에서 ‘플러스 규제’를 만들 수 있고 동시에 특례에 따른 혜택을 줄 수 있는 ‘구역계’를 설정할 수 있어서다. 이를 통해 지구 브랜드사업, 시설 개선 등 시설경쟁력을 강화하는 한 축과 △마이스 친화환경 조성 △국제컨벤션센터와 개별시설들 간 협력 지원 △지역의 산업 간 교육 △네트워크 강화사업 등 다섯 갈래로 설계했다.”

-기존 마이스정책과 무엇이 다른가.

“지금까지 정부의 마이스정책은 ‘유치·개최·지원’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번 사업은 특정지역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른 성격을 띤다. 기존 국제회의도시라는 브랜드 육성 차원의 정책은 있었지만 특정지구 내 시설에 대한 혜택과 진흥의 성격을 가진 정책은 처음 시도됐다. 지역을 브랜드화해서 자체적으로 산업클러스터를 만들 수 있도록 ‘간접지원’ 형태로 바뀐 거다. 지금은 사업초기라 브랜드화하는 게 첫 번째 목표고, 다음 단계엔 지자체가 복합지구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잘 활용해서 집적시설을 유치하는 데로 옮아갈 것이다.”

ⓒ최성욱
ⓒ최성욱

-‘복합지구, 집적시설’ 조금 헷갈리긴 한다.

“이번 사업의 법적 명칭으로 ‘지구’와 ‘집적시설’이 있다. 지구는 일정한 혜택을 주기 위한 경계를 만드는 것이고, 실제 혜택은 지구 안의 집적시설이 받는 것으로 나눠보면 이해가 빠를 거다. 지구는 시·도지사가 정하고 집적시설은 문체부 장관이 결정한다.”

-복합지구 첫 번째 주인공은 인천·광주·고양이다.

“우선 세 도시가 이번에 승인·지정 받은 건 국제회의 복합지구에 대한 정책적 이해를 토대로 해당 지역의 특성을 육성·진흥계획에 맞게 잘 수립해서가 아닐까 싶다. 특히 주변시설 간 활성화, 집적화가 관건인데 복합지구의 단기·장기의 실현가능한 계획들을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을 거라 본다. 세 도시는 국제회의복합지구를 활용, 도시를 브랜드화 시키고 주변 관련 시설과 연계해 기존 유치·개최 역량을 배가하려는 적극적인 의지가 있었다.”

-그렇다면 세 도시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이미 완벽하게 갖춰진 도시는 없다. 활용계획의 짜임새와 실효성이 중요하다. 예컨대 광주는 컨벤션센터 외에 숙박, 식음, 쇼핑시설이 부족하단 걸 인지하고 있었다. 복합지구를 통해 국제회의 유치, 시설 간 연계, 마이스에 대한 지역 이해도 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지역의 관련 시설들과 연계한 네트워크 측면이라든지 컨벤션센터로 접근하는 데 보다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고양은 킨텍스라는 대규모 전시장을 보유하고 있기에 전시 쪽을 중요하게 다뤘지만, 실상 호텔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복합지구로 지역 브랜드를 활성화하고 마이스 참가자의 만족도,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극대화 할 계획을 제시했다. 인천은 관광을 중심으로 접근했다. 숙박·회의·공연시설은 많지만, 지속적인 개최·유치와 지역시설과 연계 등 지속가능한 국제회의 발전전략이 문제였다. 시설들을 연계해서 클러스터화 하고 창업, 국제기구 일자리박람회 등 부대사업을 짜임새 있게 가져가려는 계획을 담았다. 전반적으로 일회성에 그치는 유치·개최 전략에 한계가 있다는 걸 동의하고 있었다.”

-일부에선 이번에도 명패만 붙여주는 걸로 그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다. 현실적으로 국제회의복합지구를 완성하기엔 예산 규모가 너무 적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기존 국제회의 지원사업은 유치, 개최, 뷰로 지원 등 마케팅에 한정돼 있었다. 물론 받는 입장에서는 지원금액이 적다고 느낄 수 있지만, 마이스 분야에도 새로운 지구와 시설, 그리고 민간 지원이 가능한 틀이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직 정책초기인만큼 성과나 실효성에 대해 예단하는 건 성급하다고 본다. 국제회의 유치·개최를 중점적으로 지원했던 과거와 달리, 해당지역의 용적률 완화,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등 특례를 비롯해 ‘플러스 알파’로 지구 내 시설에 혜택을 준다는 점 등에서 정부 지원정책에 큰 변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건 컨벤션센터를 대규모로 확장해주는 방식의 하드웨어적 접근과 다르다. 지원금 규모의 문제가 아니란 것이다. ‘특정지구’에 혜택을 주는 것, 충분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최성욱
ⓒ최성욱

-국제회의복합지구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어떤 부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나.

“복합지구는 지구 내 산업생태계를 형성해 국제회의 유치·개최를 늘리고 투자 개발 동력을 극대화하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시설·홍보마케팅·산업적 생태계(인력 양성, 교육 등), 시설 간 연계에서 면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정부도 다양한 폭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컨벤션센터의 경우 핵심 시설이라서 복합지구를 끌어가는 데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도 고민할 지점이다. 센터와 뷰로, 시·도와 산업계 모두 목표를 공유하고 함께 이끌어나갈 역할분담을 다각도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집적시설들의 개별 수요도 정확히 파악해 지구 내 인력, 파트너십 문제를 최소화할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지금까진 ‘혜택’에 관심이 집중돼 온 경향이 있는데 활성화사업이 변화의 동력을 마련할 거라 본다. 결국 기존 지원사업의 틀을 깨고 복합지구를 상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하는 쪽으로 가야할 것이다.”

-차기 국제회의복합지구는 어떤 방식과 기준으로 선정할 것으로 전망하나.

“국제회의 관련 법령에 명시된 요건과 기준에 따라 선정될 것이다. 문체부가 제시한 지정 절차와 요건에 따라 진흥육성계획을 센터와 관련시설과 연계해 얼마나 현실성 있게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단발성으로 지구지정만 받으려 할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어떻게 지구를 만들어 나갈 건지,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지정은 구역을 설정하기 위함이고 실제는 집적시설 지정을 받아야 혜택이 가는거다. 지구지정에만 매몰되면 안된다. 큰 그림을 봐야 한다.”

-차기 지원사업를 준비하고 있는 지자체가 미리 대비해야 할 부분 혹은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복합지구 추가 지정계획은 아직 안 나왔지만, 차기를 준비하는 지자체는 몇 군데 있는 것으로 안다. 이들은 ‘우리가 왜 복합지구에 지정돼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으면 한다. 복합지구를 단지 하나의 관 지원 실적으로 보지 말고, 무엇을 만들어낼 것인지 미래상을 가져가야 한다. 앞으로 산업적 관점에서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어떤 집적시설을 유치할 것이며, 해당 도시내 마이스 산업에서 국제회의복합지구가 어떤 역할을 해나갈 것인지 계획을 잘 짜야 한다.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 집적시설 지정, 활성화사업을 하나의 스케줄로 만들어서 계획을 수립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글·사진=최성욱 기자 one@mice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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