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취업박람회를 ‘속빈 강정’이라 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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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취업박람회를 ‘속빈 강정’이라 욕하는가
  • 최성욱
  • 승인 2019.03.2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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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업 성공기] 취업박람회가 바꿔놓은 인생
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 성공수기집 ‘청년, 해외취업 꿈을 쏘다’ 발간

일본·호주 등 11개국 취업한 19인의 성공스토리 “생생한 기록”
‘월드잡플러스’ ‘해외취업센터’ 등 온·오프라인 취업정보 한가득
2018 글로벌 일자리대전. 사진제공= 한국산업인력공단
2018 글로벌 일자리대전. 사진제공= 한국산업인력공단

취업박람회는 하루이틀 ‘반짝행사’에 그친다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고공행진하는 실업률에 따라 덩달아 늘고 있다. 최근 한 금융사는 연간 1회 하던 취업박람회를 올해부터 연 5회로 대폭 확대하고 인재 찾기에 나섰다. 취업박람회는 취업준비생(취준생), 실업자, 중도퇴사자 등 늘어나는 구직자를 빠르게 흡수하기 위한 방편으로 산업계 곳곳에서 활용하고 있다.

취업박람회가 흔해지면서 부작용도 만만찮다. 우선 취업박람회는 현장채용이 이뤄지지 않을 뿐더러 참가기업의 홍보 수단이나 주최사의 수익방안으로 전락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지난해 중소규모 업체가 참가하는 한 취업박람회의 행사부스에선 업체 관계자가 되려 자사의 급여와 복지조건이 열악하니 지원하지 말라는 투로 상담해 구직자의 가슴을 멍들게 하기도 했다. 참가업체와 구직자가 모두 외면(혹은 기대를 내려놓는)하는 현상마저 감지된다.

반면 취업박람회를 100% 활용해 해외 굴지의 기업에 취업하는 행운(!)을 누리는 구직자도 적지 않다. 우연히 찾은 박람회에서 특정분야를 접하곤 일순 강렬한 이끌림을 느껴 해외취업을 차근차근 준비해 성공한 경우다. 하지만 이들은 대체로 취업박람회에 모든 것을 맡겨두지 않았다. 사전에 박람회 프로그램을 꼼꼼이 살피고 문의할 부스들의 동선을 짜는 등 효율적으로 움직였다. ‘흔한’ 취업박람회라며 제쳐두기엔 아까운 기회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이 주최한 고용패널학술대회에선 교내 취업박람회에 참가한 학생의 경우 실제 취업 시 의미있는 상관관계(노동시장 성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해외취업 성공수기집 ‘청년, 해외취업 꿈을 쏘다’ 표지
해외취업 성공수기집 ‘청년, 해외취업 꿈을 쏘다’ 표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난달 27일 발간한 해외취업 성공수기집 ‘청년, 해외취업 꿈을 쏘다’에도 취업박람회를 활용한 취업 성공사례가 즐비하다. 이 수기집은 일본을 포함한 11개국에 취업한 19명 청년들의 생생한 해외취업 사례를 담았다.

세계를 무대로 한 △취업 △인턴 △봉사 △창업 경험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한 ‘2018 해외취업 성공스토리 공모전’의 입상작품 모음집이다. 취업선배들의 현실적인 조언과 국가·직종별 취업 노하우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라면 눈여겨 볼만하다.

지방대 출신 윤희경씨, 日 취업
“글로벌일자리대전서 희망봤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윤희경(29세·여)씨는 지방국립대 건축학과 출신이지만 평소 꾸준히 준비한 일본어와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일본의 한 종합건축회사에 취업했다.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험이 있어 일본어에 자신있었고, 인도에 장기봉사를 다녀온 경험, 수준급의 중국어와 토익점수 등으로 해외취업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해외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기업문화 등 실제로 경험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결국 국내 설계사무소에 취업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회사생활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일본으로 넘어갔을까.

일본의 종합건축회사에 취업한 윤희경(사진 왼쪽)씨가 직장동료들과 즐겁게 일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산업인력공단
일본의 종합건축회사에 취업한 윤희경(사진 왼쪽)씨가 직장동료들과 즐겁게 일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산업인력공단

윤씨는 해외취업 성공비결로 ‘글로벌일자리대전’을 첫 손에 꼽았다. 글로벌일자리대전은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 KOTRA가 주관한 국내 최대 규모의 해외취업박람회다. 해외구인기업 200여곳이 참가해 다양한 분야의 해외기업을 한 눈에 둘러볼 수 있다. 이곳에서 자문을 받았고 몇군데 업체엔 이력서도 전달했다. 이밖에도 해외취업 통합정보망 ‘월드잡 플러스’에서 취업설명회, 이력서 첨삭 등을 받으며 일본의 기업 문화와 정보를 수집했다. 월드잡은 매일 수시로 접속해 최신의 취업정보를 얻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윤씨는 일본 취업을 준비하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이들과 취업스터디도 결성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윤씨의 이력서를 눈여겨본 해외취업전문회사로부터 취업 제안이 들어왔다. 윤씨는 “나에게 맞는 옷이 있듯 기업도 마찬가지다. 인턴이든 무엇이든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찾아 행동에 옮기는 게 우선”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꾸준히 준비하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호주쉐프’ 꿈 이룬 이윤상씨,
“국비지원프로그램 꼭 챙겨야”

호주의 한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근무하는 이윤상(32세·남, 최우수상)씨는 뒤늦게 발견한 자신의 꿈을 취업박람회와 국비지원프로그램으로 열매 맺은 경우다. 유학생활 향수병에 걸려 고생하던 친구에게 위로의 선물로 음식을 해주면서 얻은 보람과 성취는 곧장 이씨를 요리사의 길로 인도했다. 남들보다 늦게 뛰어든 요리사의 길도 험난했지만, 연고도 없는 해외에서 ‘쉐프’를 한다는 건 사실 막연한 꿈이었다.

호주에서 쉐프가 된 이윤상씨. 사진제공= 한국산업인력공단
호주에서 쉐프가 된 이윤상씨. 사진제공= 한국산업인력공단

졸업을 앞둔 날, 학교 강당에서 취업박람회를 연다고 해 달려갔다. 박람회장에서 한 국비지원프로그램을 추천 받았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라 처음엔 그저 의아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기초 영어수업부터 단기간에 호주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묶여 있었다. 여기에 현지 취업까지 알선해줬다. 이씨는 박람회장에서 도전과제를 받아들곤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했다.

3개월의 스파르타식 영어수업으로 IELTS 5.5 수준의 실력을 갖췄고, 호주요리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강행군을 이겨냈다. 브리즈번의 유명호텔에 인턴으로 근무했다. 이씨는 숨가쁘게 돌아가는 주방에서 여러 쉐프들의 조리법과 노하우, 엄정한 기준을 지키려는 그들의 열정을 뇌리에 꼼꼼이 새겼다. 멜버른으로 넘어간 그는 세계 50위급 레스토랑의 총괄쉐프로부터 일자리를 제의 받았다.

해외취업을 ‘스스로 채찍질하는 기회’라고 말하는 이씨는 “(취업박람회를 비롯) 국비지원프로그램에 대해 긴가민가하는 구직자들이 있다면, 꼭 지원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발판으로 삼기를 진심으로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최신 해외취업정보 ‘무료’교육·알선 등 챙겨볼 지원책 많아”
올해 ‘찾아가는 해외취업설명회’ 등 예정

윤씨와 이씨처럼 해외취업에 성공한 이들은 취업희망국가와 현지기업에 관한 정보를 최대한 확보하는 일이야말로 해외취업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외국어 능력, 현지문화, 고용단계, 비용 문제 등으로 해외취업은 준비과정부터 만만찮다.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직자라면 정부가 무료로 운영하는 해외취업 지원프로그램을 찾아보길 권하다.

우선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하는 해외통합정보망 ‘월드잡플러스(www.worldjob.or.kr)’는 접근성이 용이하다. 이 웹사이트엔 외국어 교육과정, 인턴십, 현지 생활 등 해외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영·일문 이력서 첨삭 △구인기업 정보 △미국 등 12개국 해외취업 가이드북 △유망직종 △비자정보 △온라인 동영상 강의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2018 글로벌 일자리대전. 사진제공= 한국산업인력공단
2018 글로벌 일자리대전. 사진제공= 한국산업인력공단

이밖에도 서울·부산·군산·통영 등 전국 네 지역에 설치된 ‘해외취업센터’에서는 국가별 1:1 상담을 비롯해 국가·직종별 취업전략설명회와 기초역량 향상을 위한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는 ‘찾아가는 해외취업설명회’와 ‘해외취업 정보·채용박람회’ 등도 예정돼 있어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수기집을 통해 우리 청년들이 더 넓은 세계로 각자의 꿈을 펼치기 위한 원동력과 용기를 얻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해외진출을 원하는 청년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성욱 기자 one@mice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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