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홍콩, 모두가 ‘피렌체’ 외칠 때 “Gwangju, Korea”가 호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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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홍콩, 모두가 ‘피렌체’ 외칠 때 “Gwangju, Korea”가 호명됐다
  • 정정숙 광주관광컨벤션뷰로 컨벤션마케팅팀장
  • 승인 2019.04.16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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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E ESSAY]
‘불가능에 도전’ 2년 매달린 끈질긴 근성 “직원의 힘”
‘마이스=사람’이라면서 ‘사람’보단 ‘행사‧실적’ 매달려
백지상태 신입에 공부‧연습시간 얼마나 줬나 돌아봐야
비비안리보다 얇은 ‘허리층’…바람과 함께 사라진 직원들
‘일할 사람이 부족해서…’ 언제까지 핑계에 기댈 건가

‘광주 vs. 피렌체’ 결전의 날.

2016년 6월, 광주광역시(광주)와 이탈리아 피렌체가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nternational Symposium on Electronic Art, ISEA2019)’ 2019년도 대회 유치를 두고 홍콩에서 맞닥들였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가 어떤 도시인가요. 여기서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 떠올리는 마이스도시가 아니던가요. 특히 대회가 열릴 2019년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서거 500주년으로, 이탈리아 중앙정부와 시정부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이벤트를 기획하고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하기까지 했습니다. 모두가 피렌체의 ‘승리’(곧 광주의 패배)를 예상했고, 이런 분위기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2019년 6월 23일부터 28일까지 엿새 동안 개최되는 ISEA2019는 대한민국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립니다. 그렇습니다. 2016년 홍콩에선 모두의 예상을 깨고 광주가 승리했습니다.

호텔, 교통 등 기본적인 마이스(MICE) 인프라부터 도시 지명도, 문화예술 자원 등 어떤 부분을 고려해도 객관적인 열세였던 광주가 피렌체를 꺾을(?) 수 있었던 ‘광주의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제가 찾은 승리의 1등 공신은 우리 광주관광컨벤션뷰로의 담당직원이었습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 자화자찬의 글이 될까 조심스럽습니다만, 진지하게 써내려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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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행사 발굴해 쟁취한 ‘이변’
이름 없는 지방도시, 전세계 알려

이 직원은 입사 전부터 뷰로와 마이스산업에 관심이 많아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다녔더군요. 광주관광컨벤션뷰로가 운영하는 마이스서포터즈 ‘광주마이스하모니’ 1기 활동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하고 광주관광컨벤션뷰로에 입사한 친구였습니다. 입사 면접에서도 이제껏 봐온 열정적인 그 모습이 너무 좋아 당시 광주뷰로 대표이사께서 심정적 가점을 아주 많이 주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입사 후 1년이 채 되기 전에 ISEA를 스스로 발굴하고 약 2년여 준비기간 동안 고객과 긴밀한 네트워킹을 통해 신뢰를 쌓았습니다. 급기야 피렌체를 꺾고 광주가 확정되는 이변을 만들어 냈습니다. 

지금 소개 드린 직원을 포함해 열정적인 마이스인이 광주뷰로엔 여럿 있습니다. 광주와 행사를 함께 하는 많은 주최자들이 우리 직원들을 염두에 두고 “아, 그 직원 정말 열심히 하더라고요.” “그 친구 때문에 광주 왔어요!” 등 칭찬을 쏟아낼 때마다 새삼스레 ‘사람(인재)’의 중요성을 실감합니다. 광주처럼 교통, 호텔, 관광 뭐 하나 볼 것 없는 도시에서 국제적인 행사들을 유치하고 개최하는 걸 보면 신기할 따름이죠.

‘사람’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광주 같은 지방도시들은 직원 하나하나의 적극적인 활동과 열정, 노력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 ‘사람들’을 잘 지키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신생아를 보육하는 마음으로

얼마 전 타 지역 뷰로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3년 정도 된 친구로부터 ‘하직인사(?)’ 이메일을 한 통 받았습니다. 뷰로에 근무하는 일 잘하고 능력 좋은 친구들은 왜 하나둘 떠날까요. 특히 우리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한창 재밌게 일하던 인재들이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각한 고민에 빠집니다.

신입직원을 채용해 보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바로 들어온 친구도 있고, 여기저기 1~2년 정도 짧은 경력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대체로 DMO(Destination Marketing)나 컨벤션마케팅에 초보인 순수한 백지상태의 신입직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국제행사와 관련 인사들을 조사하고 연락해서 미팅을 진행하거나 국제회의를 유치하고 개최하는 현장에 투입되는 시점까지 우리는 그들에게 공부하고 연습할 시간을 얼마나 줬는지 의문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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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가 태어나면 배로 밀기, 바닥 기기, 소파잡고 서기, 벽잡고 걷기, 손잡고 걸음마 등을 거쳐야 비로소 생후 12개월을 전후로 (다른 어떤 것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걷기가 가능해 집니다. 부모들은 그 과정을 자랑스러워하고 뿌듯해 하며 격려하고 동참합니다. 약간의 과장을 더한다면 우리의 신입사원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텐데, 걸음마 과정을 우리는 얼마나 격려하고 기다려 주었는지. 사실 성질 급한 저는 많이 기다려 주지 못했던 게 사실인지라 우선 사과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 ‘맨 땅에 헤딩’ 하는 심정으로 업무를 시작하고 익히다 보니 고객의 갑질과 끊임없이 치고들어오는 업무에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지 않았을까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봉에 근무시간도 기니 버틸 재간이 있을까요. 이런 세월을 3년에서 5년 정도 지내다 보니 마이스산업에 열정을 가지고 임했던 친구들도 번아웃(Burn out) 되고 만 건 아닌지. 더 이상 마이스산업에서 본인의 비전을 그릴 수 없다는 생각으로 ‘아, 이제는 이곳(마이스산업)을 떠나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단 생각을 해봅니다. 결국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 마이스산업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연 비비안 리의 17인치 허리보다 더 얇은 허리(중간관리층)를 갖게 된 것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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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와 여가 균형 달성에
혼신의 힘을 쏟겠습니다”

물론 국내 많은 지방뷰로들이 대부분 10명 내외의 직원으로 구성돼 있어(지방공사나 재단법인은 조금 다르지만) 항상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아주 좋은 핑곗거리(?)가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이런 핑계를 말해야 할까요.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변화의 바람은 외부에서 불어오지 않을 텐데요.

올해 저희 팀의 운영 방침은 ‘업무효율화 도모로 업무성과와 개인여가 균형 달성’입니다. 물론 비웃음을 많이 들었습니다. 또 이건 달성 불가능한 목표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관광컨벤션뷰로 컨벤션마케팅팀은 올 한해 혼신의 노력을 해보려 합니다. 열정적인 직원들이 컨벤션 유치에 지치거나 혹은 저에게(!) 지쳐 떠나지 않는 튼튼한 허리를 만드는 원년으로 삼을 겁니다. 내 아이의 걸음마를 지켜보듯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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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숙 광주관광컨벤션뷰로 컨벤션마케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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