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 파급효과 ‘계산’ 다시 하자… ‘사회‧문화적 가치’ 힘 실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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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 파급효과 ‘계산’ 다시 하자… ‘사회‧문화적 가치’ 힘 실어줘야”
  •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
  • 승인 2019.01.0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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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주의 MICE INSIGHT

※새해부터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가 기명칼럼 '윤은주의 MICE INSIGHT'를 시작합니다. 마이스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 평가받는 윤은주 교수 특유의 냉철한 시선과 심도있는 분석으로 마이스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전망합니다. 첫번째 주제는 '마이스 평가'입니다. 


‘단순 수치’ 산술식으로 도출한 경제효과, 의미 있나?
경제적 파급효과 따라 “잘된 행사, 잘못된 행사” 나눠
‘외국인 참가자 수’ 행‧재정 지원 가늠자 “따져볼 문제”
서울(잠실·마곡)·고양·울산·오송·안동 등 ‘청신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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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새해가 밝았다.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국제회의산업법)’이 1996년 12월 제정된 이래 23년째 접어든다. 국제회의산업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뒤돌아 보면, 마이스(MICE)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와 업계, 학계가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듯하다.

지난 2000년 현재의 COEX가 확장되기 전, 대한민국의 마이스산업은 COEX의 전신인 KOEX와 여의도무역전시장, 대전무역관이 전부였다. 국제회의기획업체도 고작 30여개 정도의 회사가 등록돼 있던 시절이었다.

국제회의산업법이 제정되면서 독자적 산업으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고, 한국관광공사를 필두로 컨벤션센터와 지자체, 각종 학회, 협회 등 주최단체가 앞다퉈 국제행사를 유치했다. 지역에도 전문 전시컨벤션센터가 속속 개관하면서 전시회 개최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마이스산업은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말을 증명한 셈이다. 20여년의 세월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것 같기도 하지만, 그간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보면 참 많은 전문가들이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투입비용에 산업계수 곱한 총합’
마이스지표 “산업 왜곡‧평가절하”

지난 세월, 마이스산업은 무엇을 남겼을까. 우선 마이스 개최 효과는 다양하다. 마이스 개최에 따른 경제·사회·문화·정치적 파급효과 등 다양한 항목에서 파급효과를 논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국내 마이스산업의 파급효과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건 ‘경제적 파급효과’였다. 컨벤션센터 건립부터 마이스행사 개최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행위가 만들어내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얼마인지는 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가장 중요한 항목이었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충분하면 잘 된 거고, 좋은 거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작으면 실패했거나 잘못된 행사로 평가절하됐다.

마이스산업을 경제적 파급효과만으로 논하는 게 산업의 영향력을 파악하는 적확한 방법일까. 경제적 파급효과 산출식에 따르면, 컨벤션센터 건립이나 행사 개최를 위해 투입하는 비용을 먼저 뽑고, 그 수치에 다양한 관련 산업계수를 곱한 후 합한다. 그런데 컨벤션센터 건립비 혹은 행사 개최에 들어가는 비용만으로 산출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마이스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절대요소가 될 수 있는지 고민이다.

application-1756269_640.png▲ 자료사진= 픽사베이

이젠 (지금까진 주목받지 못했던) ‘사회‧문화적 파급효과’와 지역 인프라 건립으로 인한 2차, 3차의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할 때가 아닌지 싶다. 예컨대 컨벤션센터 건립과 행사 개최를 구분해서 살펴보자.

먼저 컨벤션센터 건립에 따른 파급효과를 살펴보면, 컨벤션센터의 건립은 행사 개최 이외의 다양한 파급효과를 유발한다. 지역에 컨벤션센터가 존재함으로써 지역의 브랜드를 알리고, 이미지를 홍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컨벤션센터 운영을 위해 다양한 관련 시설들이 센터가 있는 도시를 중심으로 들어오게 된다.

BEXCO의 경우 BEXCO 건립 이후 롯데백화점과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라고 평가했던 신세계 센텀시티백화점이 개장했다. 센텀시티호텔도 운영 중이다. 김대중컨벤션센터도 센터 건립 이후 이 일대 개발이 이뤄지면서 호텔도 건립되고, 지하철 노선도 들어와 운영되고 있다. KINTEX는 어떤가. 고양시는 어쩌면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도시로 꼽을 수 있다. 자유로에 킨텍스IC가 개통됐고, 강남과 일산을 잇는 GTX도 곧 개설될 예정이다. KINTEX 인근에 테크노밸리뿐 아니라 한류월드 등 대규모 개발계획도 확정됐다.

킨텍스_전경_최성욱기자 (1)_jpg.JPG▲ 경기 고양시의 킨텍스. 사진= 최성욱 기자

컨벤션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도시들은 ‘국제회의도시’로 지정돼 행·재정 혜택을 받고 있다. 인천광역시(송도), 광주광역시, 고양시의 경우 지난해 ‘국제회의 복합지구’까지 선정돼 더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됐다. KINTEX는 매년 지역주민을 위한 장학금 등 1억원대 규모의 기부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COEX는 C-Festival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보면, 단순히 컨벤션센터 건립에 투입한 재정과 향후 행사를 통해 발생할 수익으로 센터의 가치를 평가하는 건, (막대한 국고를 투입한 데 따른 것으론 이해할 수 있지만) 근시안적(myopia) 사고가 아닐까 싶다. 컨벤션센터의 사회‧문화적 파급효과는 산술적으로 도출하기엔 너무 방대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가치를 내뿜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국내’행사, 무시못할 고객

마이스의 경제적 파급효과 산출방식은 세계관광기구(UNWTO)에서도 의미있게 다뤄진다. 특히 국제회의·컨벤션 분야에서 주요한 평가요소는 ‘외국인 참가자 수’다. 외국인 참가자 수는 한국관광공사 혹은 지자체의 현 재정지원제도에서 핵심지표다. 1000명 이상 참가하는 중·대규모 행사라도 외국인 참가자가 적으면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반면, 200여명 규모의 소규모 행사지만 외국인이 150명 이상 참가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또 국제회의 복합지구 등으로 선정되려면 외국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잘 갖춰야 한다.

세계도시관광총회_김홍근기자 (194)-crop.JPG▲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도시관광총회.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김홍근 기자

기본적으로 외국인 참가자는 숙박을 하고 매끼니 식사를 사먹으니 국내 참가자보다 총 지출비가 클 수밖에 없다. 이들이 쓴 지출비용을 경제적 파급효과로 계산하면 실제로 상당한 금액이 도출된다. 하지만 국내 대형행사 참가자들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국내 참가자들은 항공비가 별도로 지출되지 않는다 뿐이지(사실 해외 참가자들은 우리나라 국적기보다는 자국 비행기 이용객이 상당수다) 외지에서 오는 경우 숙박도 많이 하고, 지출비도 크다는 것이다. 대형 ‘국내’행사에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이는 국내행사의 국제화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다.

한국 마이스산업은 지금까지 경제적 파급효과에 따른 육성 방안을 주로 논의하다 보니 행사 자체가 지역이나 해당 산업에 가져올 의미나 효과는 부차적으로 다뤄져 온 게 사실이다. 실제로 국제회의·컨벤션에 참가한 이들이 그 도시를 다시 방문하는지, 그들이 방문기간 동안 각자의 SNS 계정에 방문 경험을 어떻게 올리고 있는지 등 실질적 파급효과에 관한 조사는 부족한 실정이다.

예컨대 문화체육관광부는 국제회의산업 육성을 위해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발표해 시행하고 있다. 미래의 마이스산업은 산술적 측면에서 경제적 파급효과와 외국인 참가자 수만으로 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서 벗어나야 한다. 대신 컨벤션센터가 위치한 도시와 지역민 삶의 질을 높이고, 국제행사 개최를 통해 해당 산업의 위상을 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지식과 정보의 교류를 통해 국내 우수 인력들이 해외에 소개되는 효과를 지향하길 바란다. 

심투스컨퍼런스_최성욱기자 (132).JPG▲ 지난해 4월 킨텍스에서 열린 SIMTOS2018 모습. 이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최성욱 기자

현재까지 국내 마이스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발전계획을 토대로 모든 기관과 기업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고, 발전계획이 완료되는 시점에선 계획했던 목표가 상당 부분 잘 마무리된 덕분이다. 이 지점을 간과해선 안 되지만, 마이스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기약하려면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좀더 크고 멀리 확장할 필요가 있다.

2019년 己亥年 ‘황금돼지해’
마이스산업 ‘꽃길’ 걸으려면?

2019년 새해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마이스산업엔 연일 기쁜 소식이 날아든다. 올해 국제협회연합(UIA)이 발표한 2017년 국제회의 개최 건수에서 한국은 세계 1위를 차지하며 2년 연속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바 있다. KINTEX는 국내외에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서울 잠실·마곡 등지에 새로운 컨벤션센터가 건립될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도 곧 공사를 시작할 거라고 한다. 울산, 오송, 안동은 컨벤션센터가 새로 건립 중이거나 예정돼 있고, 여수도 박람회장 개선(renovation)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 이처럼 국내 컨벤션센터 공급은 고점을 향하고 있다.

새해는 컨벤션센터들이 지역 곳곳에서 저마다 긍정적 파급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공력을 집중해야 할 때다. 거듭 당부한다. 외국인 참가자 수나 단순셈법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만으로 마이스의 산업적 가치를 평가하지 말자. 대신 지역과 지역주민, 마이스에 참가하는 각 분야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사를 개발하고, 마이스행사를 잘 치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해’가 열렸다. ‘황금알을 낳는’ 마이스산업에 꽃길이 그득그득 이어지길 기원한다.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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