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E, 각자도생 시대 지나 “이젠 손 맞잡아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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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E, 각자도생 시대 지나 “이젠 손 맞잡아야 할 때”
  • 최성욱
  • 승인 2019.01.2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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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좌담] ‘마이스 대통합,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세계 1위’ 성적에도 샴페인 못 터뜨리는 마이스 속사정, 왜일까?
양적 성장했지만, 청년층 ‘외면’…‘마이스=인건비 따먹기’ 자조도
전세계 마이스 흡수하는 중국시장 대비하려면 정부 지원 불가피
정부 행‧재정지원 기반 산업성장 “마이스가 이미 실패해 본 모델”

본지 좌담에서 “가칭 ‘마이스산업연합회’ ‘마이스진흥원’ 등 통합기구 만들자” 공감 이끌어내

2008년 MB정부는 국제회의, 관광, 전시, 이벤트 등 흩어져 있는 산업군을 마이스(MICE)로 통합하려 했지만, 비즈니스 현실은 냉혹했다. 앞서 관광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문체부가 국제회의‧컨벤션 분야를 오늘날 마이스산업이란 개념을 들여와 정책을 만들었지만, 국제무역과 비즈니스에 기반한 전시산업은 산업부 정책의 주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마이스산업이 걸어온 길도 녹록지 않았다. M(기업회의, 소규모 회의), I(관광), C(국제회의) 그리고 축제와 이벤트는 말 그대로 각개전투를 벌이며 各自圖生했다.

지금 한국 마이스산업의 속사정은 복잡하다. 마이스산업만큼 각기 독립된 산업군 간 협력에 기반한 시너지가 불가피한 산업도 찾기 어려운데, 정작 이걸 못했다. 양적 성장에 따른 빛나는 성취를 이뤘음에도 누구 하나 맘 편히 샴페인을 터뜨리지 못한 이유다. 해답은 알지만 풀이과정에 엄두를 못낼 숙제, 수십년간 묵혀온 이 문제는 ‘마이스 대통합’이다.

최근 마이스업계에서 ‘잠룡(潛龍)’으로 평가받던 중국이 눈을 뜨면서 전세계 마이스산업 ‘공공의 적’으로 급부상 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마이스 대통합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숙제’라고 말한다.

마이스산업신문은 2019년 새해를 열면서 마이스 대통합을 꺼내들었다. 어수선한 세밑에 마이스에서 내로라 하는 전문가들이 용기를 냈다. 이들은 ‘불편한 진실’이 돼버린 마이스 대통합에 대해 “이젠 손을 맞잡아야 할 때”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일시: 2018년 12월 20일(목) 오전 10~12시
●장소: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대회의실(서울 강남구)
●사회: 김철원 경희대 교수
●토론: 김응수 한국MICE협회 회장, 조민제 한국전시주최자협회 회장, 최태영 인터컴 대표이사, 황희곤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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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사회)= 1996년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국제회의산업법)이 통과된 이래 최근 2년간 UIA(국제협회연합) 기준 국제회의 개최 건수 ‘세계 1위’를 기록할만큼 한국의 마이스산업은 양적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양적 성장 패러다임에 매여 있다보니 이 같은 성과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한국 마이스산업의 질적 성장 방안에 관한 논의는 ‘마이스 대통합’의 선결과제이기도 하다.

황희곤= 이젠 질적 성장 방안을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다. 한국은 ‘마이스’ 세계 1위에 연간 국제 규모 전시가 600회나 된다는데, 마이스업계는 먹고 살만한가. 여타 산업계처럼 상장을 한다든지, 대형업체들이 나타났는가. 젊은이들은 마이스를 노크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겉으론 세계 1위이지만, 한국 마이스산업의 내실은 대단히 힘든 구조 속에 놓여 있다.

최태영= 1980년대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국제회의 기획사를 겸했던 브릿지인터네셔널과 브레인앤브레인, 의료기기 수입업체 계림통상 등이 국제회의를 민간위탁해왔다. 이들을 보면, 한국 마이스의 역사는 35년을 훌쩍 넘는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민간에선 마이스산업을 서서히 다져왔다. 이처럼 마이스의 역사는 결국 국제회의의 민간사업화, 비즈니스화의 역사라고 볼 수 있는데, 정부, 학계, 협회가 각자 알아서 해오던 대외협력‧학술업무가 민간으로 분사되며 빠르게 표준화 되면서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세계 최고의 국제회의 서비스를 갖게 됐다. 다만, 양적 성장에 비해 관련 제도나 지원체계가 미진한 게 사실이다. 불공정 거래 관행은 대표적이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선 여전히 미흡하다. ‘마이스산업=인건비 따먹기’란 자조섞인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가치보다 노동성에 집중하는 풍토가 사라지지 않는 상황에선 우수인재를 마이스로 유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 마이스산업의 질적 성장은 (인건비 사업이 아닌) 지식기반, 정보, 첨단산업으로 우리 스스로 다져가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여기에 기존에 쌓아온 수준 높은 운영 노하우와 서비스가 더해졌을 때 비로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업계, 학계, 정‧관계, 미디어 종사자 모두가 마이스산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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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제= 전시의 경우 강남에 코엑스(KOEX)가 지어질 때를 시작으로 본다. 30년이 좀 넘는데, 코엑스 개장 첫 회 전시는 10개가 채 안 됐다. 그런데 지난해 국내 15개 전시장에서 열린 전시회는 600여개나 된다. 의료기구‧조선‧공작기계 등 산업분야별로 세계에서 열 손가락에 드는 전시도 나왔다. 문제는 중국이다. 그땐 중국이 공산주의체제여서 전시산업이 낙후돼 있었지만, 지금은 어마어마하게 커지고 있다. 바이어도, 참가업체도 중국을 선호한다. 중국과 경쟁이 본격화 된 거다. 마이스 대통합에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함께 가야 하는 이유다.

김응수= 협회 회원 수가 늘고, 마이스에 입문하는 산업군도 다양해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도 관심을 기울인다. 한국의 마이스는 아시아‧태평양 일대 기업들로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아픈 부분도 많은 게 사실이다. 양적 성장에 따른 폐해랄까. 질적 성장으로 뻗어나가려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메가이벤트나 국제회의‧컨벤션산업을 발굴‧육성해 지속성장이 가능토록 만들어야 한다. 장기적으론 (지금은 중소규모가 대다수지만)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만한 ‘대형 전문업체’를 양성하는 것도 주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김철원(사회)= 글로벌 대형업체를 육성하는 과정에선 마이스산업이 융복합산업으로서 컨벤션과 전시, 관광 등이 어우러져야 할 것이다. 이해당사자 간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발전해야 할 텐데. 이 대목은 마이스 대통합 논의의 핵심 논점 중 하나다.

최태영= 각자 위치에서 각개전투를 열심히 해서 마이스산업의 위상을 끌어올린 건 사실이다. 다만, 한국 마이스산업은 40여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리더십을 가질만한 대규모 단체나 인물이 나타나지 않았다. 수많은 학회와 협회가 있고 이해관계자들이 이합집산해서 중지를 모으곤 있지만, 행사의 주최자, 기획자, 관련 학회 등을 대통합해서 이끌만한 조직이나 인물이 없단 건 반성해 볼 문제다. 특히 정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관점을 면치 못하고, 업계는 업계대로 영세함을 벗어나지 못해 연구개발 같은 건 엄두도 못내고 있다. 학계도 산업의 이정표 역할을 하고 못하고 있다.

문체부-산업부 ‘마이스 통합부처’ 신설 현실성 놓고 격론
마이스-전시 “민간 협단체 교류 정례화로 대통합 퍼즐 맞춰가자”

김철원(사회)= 기존의 경영방식을 뛰어넘어야 하진 않을까. 어쨌든 마이스 각 분야가 개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현실을 극복해야 할 것 같다. 거버넌스 체계도 관광은 문체부, 전시는 산업부에서 관할하다보니 두 정부부처 간 이견도 있고 협력도 안 된다. 이러니 정책 일관성이 떨어진다. 일부에선 국무조정실에 마이스 거버넌스를 만들자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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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곤= 마이스 대통합에 관한 논의는 이명박정부에서 공식화 된 바 있다. 당시 무역협회 차원에서도 노력했는데 별다른 진전없이 지금까지 흘러왔다. 마이스 분야든 정부부처든 협력하는 것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당시 왜 안 됐을까 생각해봤다. 싱가포르나 태국은 되는데 우리는 왜 안 될까. 정부 차원에서 공력이 안 들어간 것도 아닌데 말이다. 최근엔 중국 사례를 자주 접한다. 현재 한국 마이스는 중국에 견주면 미래가 없다. 중화권의 현실을 면밀히 들여다 봐야한다. 이젠 보다 공격적인 전략이 서야 한다. 단순히 문체부에 재정 지원 더 해달라는 걸론 부족하다. 따지고 보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도 딱히 없다. 마이스의 발전과 통합의 길 앞에서 전시, 컨벤션 등 마이스 각 분야가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중국 등 거대 마이스 세력의 성장 추세에서 한국 마이스가 필요한 것 즉 ‘정답’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다. 이건 민간부터 치열하게 논쟁할 문제다. 정부부처 통합은 부차적인 과제란 거다.

최태영= 동감한다. 하지만 어차피 두 부처(문체부‧산업부)가 통합되지 않는 한 현재의 어려움을 돌파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결론이다. 특히 무역은 전시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산업이다 보니 상황적인 측면에서 여타 국가와 다른 점이 있다. 통합 논의는 30년 전부터 나왔지만 번번이 진전이 없었다. 이렇게까지 안 될 거라면 각자도생해 시너지를 내온 것처럼, 앞으로도 이를 촉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게 더 현실적인 답이 될 수 있다. 이런 자리를 수시로 마련해 치열하게 논쟁해 나가는 과정에서 대통합의 퍼즐을 하나씩 맞춰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조민제= 두 분 논의에 잠깐 끼어들겠다. 정부의 역할을 굳이 좁힐 필욘 없다고 본다. 예컨대 전시장을 민간이 지을 수 없다. 전시장을 짓지 않고 어떻게 전시산업이 있겠나. 마이스도 마찬가지만 호텔에서 컨벤션을 하다가도 전시장이 달려 있으면 활용하지 않나. 전시장을 확장하는 걸 정부가 해줘야 한다. 또, 전시업체 중 대규모 기업이 없다.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가령 해외 대형 베이커리가 국내 골목상권에 들어올 때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호해준다든지, 백화점을 매달 한 번 쉬게 해서 영세상권을 보호하는 식으로 적정한 규제를 하지 않나. 전시산업엔 이런 가이드라인이 없으니 유사‧중복 전시회가 과다경쟁하고 바이어도 적극적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마이스 대통합 논의에 정부도 적극적으로 들어와야 한다.

황희곤= 정부 차원에서 틀거리를 만들고 거대한 지원 체계 안에서 산업을 성장시키자는 기본 전제가 우려된다는 말이다. 이는 마이스산업의 성장 과정이 방증한다. 컨벤션만 다뤄선 산업규모가 너무 적어서 미팅을 집어넣었고, 관광, 전시도 그렇게 들어왔다. 그런데 지원을 받으려면 통계치를 경쟁적으로 부풀려야 했고, 그에 따라 국제회의 건수를 비롯해 마이스 지수를 상당한 수준으로 올릴 수 있었다. 과연 이것이 마이스산업의 발전을 가져왔는가. 우리끼리는 잘 한다고 하지만, 정작 학생들(지망생 등)은 기피하고 있지 않나. 양적 성장의 토대 위에서 질적 성장을 이루자고 했던 선택이 결과적으로 ‘역선택’이었다. 대통합 논의에서 질적 성장을 얘기하려면 그간 마이스산업의 공과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김철원(사회)= 국제기구를 비롯해 정부, 협회, 학회 등 마이스 주최집단이 많지만, 실제론 정부주도형 사업이나 행사들이 주를 이룬다. 정부‧지자체 행사가 없으면 (마이스)경기가 불황이라는 얘길 할 정도다. 정부 주도 마이스, 이것도 대통합에서 극복해야할 과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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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수= 해외 마이스 트렌드는 분명히 변하고 있다. 융복합PCO란 말도 있다. 시골형 마이스도 자주 거론된다. 미팅‧컨벤션도 전시가 함께하는 융복합형이 상당히 발전하고 있다. 중국이 급성장 하는 이면에도 전시와 컨벤션이 어우러지는 추세다. 한국 주도로 논의되던 ‘한중 글로벌 마이스포럼’의 주도권도 중국으로 넘어갔다. 이런 트렌드에 정부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앞으론 정부가 융복합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보폭을 맞춰갔으면 한다. 민간에 참여 기회를 넓혀주고, 함께 기획하고 성과를 내야 미래가 있다. 그런데 일부에선 여전히 마이스를 정부 주도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내린 사업을 한국관광공사나 전시산업진흥회가 실행하면 결국 정부 주도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해외 마이스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마이스 대통합도 정부에서 주도할 게 아니고 민간이 스스로 움직여 자연스럽게 해야한다. 협‧단체 역할과 민간기업, 학회에 역할과 권한을 주고, 해외교류 활동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마이스산업이 대통합과 질적 성장을 한꺼번에 이룰 수 있다.

황희곤= 앞서 정부 역할 ‘무용론’을 말한 게 아니다. 정부의 역할이 오히려 업계 발전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물론 인프라 같은 건 필요하다. 다만, 그러기엔 우리 정부나 지자체가 능력이 부족하다. 민간의 마음을 헤아려 선제적으로 이행할 배려심이나 역량도 부족하단 거다. 마이스산업계가 어떤 혜택(정부 행‧재정 지원 등)을 받으려면 그에 따른 책임과 비용을 부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정부 지원을 이끌어 내려면 민간도 상당 부분 부담해야 한다는 거다. 이런 협상전략이 있어야 정부도 테이블에 나올 것이고,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자연스럽게 민간의 역할도 커질 것이다. 정부 지원의 단순 수혜자가 되면 일방적인 ‘갑을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마이스 대통합 논의도 마찬가지다. 통합 과정에서 민간은 뭘 할거냐, 설마 달라고 우기기만 할거냐. 민간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얼마의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얘기부터 나와야 된다. 정부에 무리하게 요구만 해선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시協, 마이스란 용어로 뭉치는 건 ‘부담’
“전시가 마이스에 흡수되는 느낌 지울 수 없어”

마이스協, 정부 반대로 대통합 무산 경험
“민간, 동반성장 토대 마련해 글로벌시장 대응”

김철원(사회)= 민간 차원에서 마이스 대통합을 위한 조직을 만드는 데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특히 전시 분야는 어떤가.

조민제= 우리가 전시산업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건 전시가 마이스에서 분리되고 싶어서가 아니다. (가칭)마이스산업연합회는 좋은 의미로 받아들인다. 전시를 포함한 컨벤션, 이벤트, 여행, 호텔 등 마이스 관련 업계가 ‘마이스산업연합회’ 같은 민간기구를 창설하자는 데 가입 안 할 이유가 없다. 다만 정부에 콘트롤 타워가 만들어졌음 한다. 임시조직이 되더라도 대통령 직속기구나 국무총리 산하조직의 위원회 같은 형식이면 되겠다. 정부 차원에서 마이스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각 부처에 흩어져 있던 것을, 그러니까 과거에 국민안전처가 만들어지듯 대통령‧국무총리 직속기구에서 한시적이나마 조직을 만들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태영= 마이스산업은 각 분야마다 생태계 자체가 달라서, 가령 문체부와 산업부를 통합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흩어져 있어도 시너지 날 수 있는데 굳이 억지로 합할 필요가 있나.

조민제= 단순히 통합하는게 아니고 섬유산업연합회처럼 수많은 협회들이 모여 논의하다보면 각 협회의 고유성은 해치지 않으면서 다양한 의견을 공유해 의사결정을 모아갈 수 있단 거다.

최태영= 그러니까, 이를 테면 ‘관광산업중앙회’라는 걸 만든다면 ‘옥상옥’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 마이스 대통합을 위해선 관도 아니고 민도 아닌, 중간 형태의 조직이 필요하다. ‘(가칭)마이스진흥원’을 만드는 건 어떤가. 이곳에서 관과 민을 포함하는 형태로 가면 문체부와 산업부에서도 (흩어져서도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안을 모을 수 있고, 때론 상황에 따라 이합집산해도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보는데.

김철원(사회)= 두 분 말씀처럼 마이스 대통합 논의는 기존 협회들 간 통합도 관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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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영= 마이스에서 전시는 컨벤션에 비해 결코 비중이 작지 않은데, 어떤 면에선 마이스협회나 PCO협회의 활동이나 모임이 전시 분야의 협회들보다 더 적극적이다. 전시 분야 협‧단체들의 활동이 위축돼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앞으론 마이스 관련 엑스포를 민간협회 차원에서 한두 번 정도 전시 분야와 함께 해보는 건 어떨지 조심스레 제안한다. 마이스 대통합 과정에서 주요한 변곡점이 될 것 같다.

조민제= 최근 전시 분야의 경우 주최자, 서비스, 장치디자인, 전시장 등 다양한 협‧단체들이 개별적으로 하던 행사를 합해서 해보자는 논의를 하고 있다. 단일한 협회의 틀을 벗어나 영역을 확장하는 의미에서도 전시는 마이스와 협의해 함께 해나가는 것을 언제든지 환영한다. 마이스와 전시의 통합 건에 관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시작해 볼 테니, 마이스 분야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 다만, 마이스라는 용어로 모이는 건 생각해볼 문제다. 마이스와 전시가 통합된, 일종의 뷰로와 같은 새로운 기구를 만들 때 용어로 인한 혼란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 ‘마이스연합’을 만들자고 하면 전시 분야는 ‘흡수’ 당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철원(사회)= 마이스는 용어의 개념적 모순이 존재한다. 하지만 UNWTO(국제관광기구)를 비롯한 한국정부(2008년부터)에서 계속 쓰다보니, 점차 전세계로 확산하는 분위기도 있다. 마이스를 굳이 컨벤션과 관광에 묶어두지 말고 전시까지 포함한 개념으로 중지를 모으면, 정부에도 어필하기 좋을 것이다. 마이스에 전시를 포함하면 GDP에서 차지하는 산업비중이 0.8%까지 올라가지 않나. 그래야 정부 지원도 늘고 인프라도 탄탄해질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논리로 마이스라는 용어가 도입되기도 했다.

조민제= 전시 분야도 독자적 성격을 유지하는게 낫다는 생각은 없다. 궁극적으론 마이스와 전시가 힘을 합해야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응수= 지금 시점에서 용어로 논쟁할 건 아니라고 본다. 마이스란 용어가 어디에서 시작됐건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또 마이스가 미팅‧컨벤션을 중심으로 한다고 해서 전시를 등한시 하는 게 아니다. 특히 최근엔 컨벤션과 전시를 융복합해서 파이를 키워 확장성을 확보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다. 지금처럼 각자도생 했을 때 누가 더 정부 지원을 더 받느냐 아니면, 통합했을 때 어떻게 될 거냐를 산술적으로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조민제= 전시 분야와 함께 해나갈 의지가 있다는 말인가?

김응수= 물론 한국마이스협회는 대통합을 반긴다. 다만 간과해선 안 되는 지점이 있다. 엑스포든 주최자협회든 전시와 마이스를 통합하자는 얘긴 이미 3년 전부터 논의했고 실제로 진행된 것도 있다. 헌데 당시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 등 정부 측에서 반대했다. 마이스 대통합이 정부지원사업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부처별 예산을 통합사업에 쓸 수 있는 근거를 찾기 어려웠던 탓이다. 마이스산업에 대한 정부의 마인드부터 열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20190107_111734.jpg▲ 전시와 마이스 두 분야는 올해부터 정례화한 모임을 통해 대통합 논의를 시작할 것에 합의했다. ⓒ최성욱

김철원(사회)= 그래서 지금처럼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 아니겠나. 마이스 주무부처가 나눠져 있어 통합이 어렵기 때문에 (가칭)마이스진흥원처럼 마이스와 전시 양쪽에서 투자하는 특별기구가 필요할 것 같다. 아리랑TV의 경우 방송위원회와 문체부가 반씩 지분을 가진다. 사실 이런 조직이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한계도 있다. 정부부처의 통합이나 그에 따른 행‧재정 지원을 이끌어내려면 마이스의 성과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평가도구를 만드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조민제= 전시나 마이스의 산업적 성과는 정확한 팩트를 측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예컨대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측정하면 과연 몇 퍼센트나 나오겠나. 미미할 것이다. 그렇다고 박항서 감독에 지원할 필요없다는 결론을 내면 되겠나. 마이스도 마찬가지다. 문화라는 총체적 관점으로 마이스효과를 바라봐야 한다. 그래야 정치권과 국민의 시각이 바뀌고 우리 스스로 위상을 찾아갈 수 있다. 이런 건 정부에 맡길 게 아니고 우리 스스스로 해내야 하는 과제다.

김철원(사회)= 빅데이터로 공간을 분석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따라 마이스도 엄청난 구조적 변화가 일고 있다. 한편으론 전세계 마이스산업에서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글로벌 트렌드, 어떻게 주도하고 대처해야 하나.

조민제= 중국과 경쟁이 불가피하단 현실에서 한국 전시산업의 경우 ‘지역초월’ 행사를 발굴하는 게 급선무다. 영화제를 하려고 하면 서울 충무로를 떠올릴 테지만, 오히려 부산에서 성공했고, 세계적인 전자박람회(CES)가 실리콘밸리에서 열릴 줄 알았는데 사막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대성공을 일궈냈다. 바르셀로나엔 영어로 된 도로표지판이 없지만 세계적인 박람회를 개최하고 유지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곳에 가면 여가시간에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많아서다. 지역적 불리함을 극복하고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인을 찾아야 한다.

김응수= 그건 마이스 쪽에서 해결할 수 있다. 바로 그런 추세를 읽고 있어서 마이스협회에서 전시회를 기획하고 주최도 하고 있다. 지금은 민간이 합동으로 달라붙어 글로벌 행사를 유치하고 스스로 기획해서 개발한다. 마이스 후발주자인 중국도 새로운 행사를 기획하려고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다. 이제 전시는 전시협회, 마이스면 마이스협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 글로벌 행사연합으로 만드는 게 꼭 필요하다. 이미 전시-컨벤션 등 분야 간 벽이 무너졌고, 함께 할 탑을 만들어 갈 때다. 마이스 대통합을 통해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분기에 한 번이라도 같이 만나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자리를 정례화할 것을 제안한다.

김철원(사회)= 남북, 북미 정상이 평화를 기치로 내걸고 왕래하고 있다. 올해부턴 한반도 평화 이슈가 마이스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태영= 이 시대를 살아가는 오피니언 리더들은 통일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야한다고 수년전부터 생각했다. 누군가 통일은 도둑처럼 온다고 했다. 갑자기 통일이 왔을 때 우왕좌왕할 게 아니라, 지금부터 ‘(가칭)통일마이스위원회’를 만들어 북한의 컨벤션산업 현황과 시설 자료를 수집해야한다. 지금 준비 안 하면 북한 마이스시장을 중국에 다 뺏길 수 있다.

조민제= 국제회의 분야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전시 분야는 북한 측과 진전있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마이스 분야가 함께 들어가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황희곤= 對북한 마이스의 문을 두드리는 데 전시 따로 마이스 따로 혹은 코엑스‧킨텍스 등이 지금처럼 따로 접근하지 말고 통합해서 북한의 마이스 실무책임자와 논의했음 한다. 한반도 평화국면만 놓고 보더라도, 마이스가 왜 대통합을 이뤄내야 하는지, 당위성을 말해주고 있다.

사진‧정리= 최성욱 기자 one@micepost.co.kr
기록= 김홍근 기자 mong@micepost.co.kr

※영상과 기사는 편집본이므로,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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