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비결? “전공불문, ‘경력‧경험’으로 전문성부터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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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업 비결? “전공불문, ‘경력‧경험’으로 전문성부터 키워라”
  • 최성욱
  • 승인 2018.12.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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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국제기구-MICE 커리어 페어’ 가보니…

관광분야 한국인 채용 선호 추세 … 의사소통‧공감능력 최우선
UN 등 국제기구 비정규 상시채용 잦아 “전문성 갖춘 인재 선발”
박람회 끝나도 채용공고 정보 제공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인천_국제기구마이스커리어페어_최성욱기자 (69)_jpg.JPG▲ 인천 국제기구-MICE 커리어페어에서 한 유엔기구 담당자가 일대일 채용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최성욱 기자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직장인 A씨(여)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지만 ‘국제기구’에 취업하려 했던 꿈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해서다. 막연히 고민만 하던 어느 날, 친구로부터 ‘인천 국제기구-마이스 커리어 페어’를 추천 받았다. 대학 시절, 청년봉사단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국제기구도 참가한다는 소식에 A씨는 한걸음에 인천을 찾았다.

“경험을 쌓기 위해 이것저것 하다 보니 외국인과 교류하는 데 흥미가 생겨 국제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나라 간 협력해 국제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간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대학 전공이 예체능이었을 뿐더러 국제기구는 채용과정이 까다롭다고 생각해 멀게만 느껴졌는데 오늘 많이 해소된 듯해요. 상담을 받아보니 조금은 해볼만하다는 느낌도 받았는 걸요.”(성남 거주 A씨)

대전에서 대학을 다니는 B씨(22‧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 기필코 국제기구 인턴을 하고 말겠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쳐 인정받는 사회인이 되고 싶어서다. 다양한 세션과 부스를 돌아다니며 국제기구 인턴 채용정보를 얻으려고 동행인 없이 홀로 박람회를 찾았다.

“대학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국제기구를 접했습니다. 그들 중 국제기구 경험자들이 있었거든요. 어깨너머로 국제기구 인턴에 관한 정보를 듣곤 했는데, 마침 이런 기회가 있다고해서 혼자 찾아왔어요. 영어나 일본어는 오랫동안 공부해서 자신이 있고요. 중국 유학도 다녀왔어요.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국제기구나 글로벌기업에서 인턴사원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대전 소재 대학 재학생 B씨)

인천_국제기구마이스커리어페어_최성욱기자 (62)_jpg.JPG▲ 사진= 최성욱 기자

인천광역시와 외교부가 지난달 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한 ‘국제기구-MICE 커리어 페어’는 종일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글로벌 여행사이트 씨트립(C-Trip), 홍콩관광청 등 마이스 분야 7개 해외기관, 국제기구(UN)‧NGO 20개 등 총 60개 기관과 업체가 참가했기 때문이다.

A‧B씨 외에도 전국에서 몰려든 마이스 지망생들은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부스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홍보책자를 한웅큼씩 팔에 끼고 대기행렬에 가담해 ‘취업정보전’을 방불케 했다. 현장에서 취업상담과 실무면접을 동시에 하다보니 부스마다 대기자 행렬이 줄을 이뤘다. 일부 업체는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면접을 했다. 대체로 고객 응대나 영업직이었지만, 취업박람회 현장에서 사전약속 없이 실무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 눈길을 끌었다.

인천_국제기구마이스커리어페어_최성욱기자 (5)_jpg.JPG▲ 사진= 최성욱 기자

씨트립의 인사담당 왕총씨는 콜센터 직원을 뽑으러 왔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종일 상담창구에 앉아 80여명을 상담했다. 1차 현장면접을 통과한 지원자는 5명 정도라고 했다. 이들은 차분하고 조리있는 말솜씨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박람회 후 이력서를 따로 받으면 2차 면접을 진행할 계획이다. 왕총씨는 “한국인 고객은 여행날짜를 변경하거나 예약해지 후 환불을 요청하는 등 까다로운 편인데 중국인 직원의 경우 한국말을 잘해도 실제 고객을 대하는 데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현지인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여행만 다루는 중국의 온라인여행사 ‘한유망’은 영업사원을 물색하고 있었다. 한국을 관광할 목적으로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유저는 하루 평균 5만6000여명, 매달 2만여 건이 실제 한국관광으로 이어진다. 이날 즉석면접에서 한유망의 전춘매 영업팀 매니저는 3명을 낙점했다. 중국어를 기본역량으로, 관광분야 전문지식과 온라인 마켓에 이해가 밝은 인재들이다. 전춘매 매니저는 “관광분야를 비롯한 마이스산업에 관심있는 한국청년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고, 상담과 면접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국내 취업박람회 참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기구, 정규직 채용 드물어
인턴 등 ‘비정규’ 일자리 눈돌려야”

이날 박람회 부스를 찾은 마이스 지망생들이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은 ‘국제기구 취업 비결’이었다. 예컨대 유엔에 어떻게 하면 들어갈 수 있는지부터, 유엔에서 일하려면 어떤 전공을 해야 하고 어떤 ‘스펙’을 갖춰야 하는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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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최성욱 기자

유엔재난위험경감사무국(UNISDR)의 한 관계자가 이날 상담한 30여명 지망생들 중 대다수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 관계자의 답변은 간단했다.

“전공과 상관 없습니다.”

대신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많이 쌓는 게 답이 될 순 있다고 전했다.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능력을 기본으로, 해당 채용공고에 적시된 능력들을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어필하란 것이다. 

국제기구 부스에서 상담을 한 관계자들은 한국 젊은이들이 해외에 비해 기본지식이나 일머리 등 업무역량과 자질은 뛰어나지만, ‘정규직원’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국제기구는 인턴십이나 컨설턴트 등 비정규직원을 상시 채용하는 반면, 정규직원의 문은 좁은 편이다.

김일애 유엔지속가능발전센터(UNSOD) 행정관은 “국제기구는 비정규직원(컨설턴트, 인턴십)을 자주 많이 뽑는데, 이런 업무로 자신의 능력을 테스트할 기회를 가져야 하는 게 우선”이라며 “막연히 꿈을 품고 있던 사람도 이런 활동을 통해 국제기구 업무를 들여다볼 기회를 가지면 목표가 더 선명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날 취업박람회장에선 상담과 실전면접이 이뤄졌지만, 현장을 찾은 지망생들 사이에서 아쉬움도 묻어났다. UN을 비롯한 국제기구의 경우 사원 선발을 본사 공개채용(혹은 특별채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기구의 활동을 소개하고 채용일정을 공유하는 수준에 그친 탓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국제기구 관계자는 그러나 “박람회장에선 취업상담에 그치지만, 의지와 경험이 남다른 지원자의 경우 차후 채용공고가 나오면 따로 연락해서 지원해볼 것을 권하기도 한다”며 일자리 박람회를 긴 안목으로 임할 것을 당부했다.

인천_국제기구마이스커리어페어_최성욱기자 (143)_jpg.JPG▲ 인천 국제기구-마이스 커리어 페어에서 상담을 받고 나온 학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부스를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 최성욱 기자

한편 2012년부터 연 1회 개최하는 ‘인천 커리어 페어’는 올해 참가기관을 국내에서 해외로 대폭 확대했다. 단순 취업설명회를 넘어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청년을 위해 ‘글로벌 MICE 아카데미’를 진행하는 등 교육과 현장채용도 강화하고 있다. 행사를 주최한 인천광역시의 김인수 마이스산업과장은 “국제기구나 마이스 관련 기업들이 어떤 인재상을 원하고 있는지 지망생들에게 정확한 취업정보를 주려고 커리어 페어를 마련했다”며 “전국 마이스산업 관련 대학에 참여를 독려하는 등 산업의 발전과 함께 가려는 숨은 노력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최성욱‧김홍근 기자 one@mice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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