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일본’ 애국운동에 울상 짓는 국내 여행사 “뭐라 말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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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일본’ 애국운동에 울상 짓는 국내 여행사 “뭐라 말도 못하고…”
  • 김홍근
  • 승인 2019.08.08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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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활성화 나선 여당에 여행업계 쓴소리 “아웃바운드 여행사 어렵다”

최근 한‧일 무역갈등으로 인해 점화된 국민들의 일본 불매 운동이 심화되면서 그 여파가 관광까지 미치고 있다. 일본 제품에 이어 일본 관광을 보이콧 하고 나선 국민들은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구호를 내걸고 기존 예약분을 취소하면서까지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추세다.

국내 여행업계도 국민들의 행동에 동참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여행업 종사자들의 속내는 작금의 상황이 반갑지만은 않다. 일본으로 가는 아웃바운드 여행이 큰 폭으로 줄어 현재의 피해를 면치 못할뿐더러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는 탓이다.

한-일 노선 항공운송실적 급락
“일본여행 안 가겠다” 80% 넘어

실제로 7월 중순부터 시작된 일본 여행 불매운동의 흐름이 속속 지표로 드러나고 있다.

가장 확실한 지표는 주간 한-일 노선 항공운송실적이다. 올해 일본노선이 증편되면서 여객도 증가할 정도로 한-일 노선은 호황기를 맞고 있었다. 그러나 6월 셋째 주, 넷째 주에 이어 7월 첫째 주까지만 하더라도 전년 대비 여객 증감률이 10%대를 유지하던 한-일 노선이 불매운동이 차츰 불씨를 지피던 7월 둘째 주부터 한 자리수로 급락했다. 7월 둘째 주 6.7%, 셋째 주 1.3%까지 떨어져 7월 넷째 주엔 0.8%까지 떨어졌다.

지난 7일 김포공항 모습. 중국행 비행기와 일본행 비행기가 동시에 탑승수속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탑승수속을 진행하는 여행객의 수는 대조적이다. 사진= 김홍근 기자
지난 7일 김포공항 모습. 중국행 비행기와 일본행 비행기가 동시에 탑승수속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탑승수속을 진행하는 여행객 수는 대조적이다. 사진= 김홍근 기자

다수의 리서치 전문업체에서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도 일본 여행에 냉랭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는 한‧일 무역갈등 이전과 이후 ‘일본 여행 의향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 5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일본 여행 의향 실태 조사에 대한 502명의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56.1%가 무역갈등 이전엔 일본 여행 의향이 있었지만 현재는 의향이 없다고 대답했다. 여기에 이전에도 없었고 현재도 없는 응답자 25.2%까지 더하면 무역갈등 이후 ‘일본여행 의향이 없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무려 81.3%를 차지했다.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대표 김진국)도 지난 6일 일본여행에 대한 관심도를 조사한 설문조사를 공개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보도자료에서 지난 2017년 초 사드배치와 연계된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 이후 중국 여행 관심도가 최하위권(12%대)에 머물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최근 한‧일 관계가 일본 여행에 대한 관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조사‧분석했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일본여행에 대한 관심이 적어졌다’ 응답이 7월 1주차엔 39%였다가 2주차에 52%(13%p 상승), 3주차에 66%(14%p 상승)까지 오르더니 4주차에는 75%(9%p)까지 급격하게 상승했다.

반면 ‘많아졌다’ 응답은 6월 말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7월 들어 급격히 하락하더니 4주차엔 중국 12%보다 낮은 9%까지 떨어졌다.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정책을 발표한 7월 4일 직전 주차인 6월 4주차와 비교하면 ‘적어졌다’는 두 배 이상 급등했고, ‘많아졌다’는 3분의 1까지 급락했다.

특히 컨슈머인사이트는 관광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2017년 이후 중국 여행 관심도가 10%대에 머물고 있는 것을 보면 한 번 꺾인 여행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아웃바운드 여행 시장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국내선 출발, 국제선 출발+도착, 유임+환승여객 기준, 2019년 7월 자료는 공식집계 전 잠정치, 추후 변동 가능, 주 기준은 일요일-토요일 기준으로 적용. 단위 = 명. 자료제공= 국토교통부
국내선 출발, 국제선 출발+도착, 유임+환승여객 기준, 2019년 7월 자료는 공식집계 전 잠정치, 추후 변동 가능, 주 기준은 일요일-토요일 기준으로 적용. 단위 = 명. 자료제공= 국토교통부

‘피해’ 말했다간 네티즌에 뭇매
일본행 신규 예약 전무하다시피

마이스산업신문 취재 결과, 일본을 주력으로 했던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은 현재의 피해에 대해서는 언급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전담 여행사 직원 A씨는 “대부분 무급휴가를 가서 사무실에 사람이 없다”고 조심스레 운을 뗐다. 얼마 전 한 매체의 취재에 응했다가 발언한 내용이 기사로 실렸는데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은 적이 있어서다.

A씨는 “일본으로 가는 일반관광은 대부분 취소됐고 새로운 계약도 전무한 상태”라면서 “회사는 잠시 휴업 중”이라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이어 불매운동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선 “다른 여행사나 여행업이 아닌 다른 기업들 역시 힘들지 않겠나.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한 듯 말하면서도 “많이 힘들다. 이제 취업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쫓겨나게 생겼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반면 종합여행사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현지 여행사만큼 타격이 있지는 않지만 업무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수현항공여행사에서 근무하는 김영란 팀장은 “위약금을 물고라도 여행을 취소하는 분들이 많을뿐더러, 동일한 날짜에 일본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여행가길 원하는 분들도 꽤 많아 견적을 처음부터 다시 내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신규 (일본 관광) 문의가 있느냐는 질문엔 “거의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사드배치 논란 등 과거에도 지금과 비슷한 어려움에 직면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 불매운동만큼 관광 환경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았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현재 내년 초 예약까지 취소되고 있고 신규 예약이 없는 상황만 보더라도 일본 관광과 관련, 회복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광객의 경우 길게는 1년까지 내다보고 여행지를 선택할뿐더러, 미리 예약해서 저렴한 항공권을 구입하려는 구매심리가 이를 뒷받침한다.

업계 “일본 여행 보이콧엔 의의 없어
국내만 아니라 아웃바운드도 관심 필요”

국민의 의지에 반대 의사를 표출할 수 없어 쉬쉬하던 여행업계의 불만은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찾은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터져 나왔다. 이해찬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관광업계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국내관광 활성화를 이끌어내자는 취지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었지만, 업계 피해에 대한 무관심에 대해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날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일본을 가지 말자고 하는 부분은 여행업계도 아무런 의의가 없다”면서도 “정치‧외교적 문제로 인해 민간교류까지 막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이) 일본을 가지 않음으로써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이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체부에서 인바운드에 도움을 주듯 아웃바운드 여행사도 배려해달라”고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서울시 중구, 수원시 등 지자체에서 불매운동에 직접적으로 동참하면서 대일본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들에게 타격 우려가 제기됐을 뿐만 아니라, 국내 아웃바운드 여행사는 작금의 분위기 때문에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지적한 것이었다.

한편 한국마이스관광협회 사무국장인 박효연 한국관광대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분위기가 애국과 연계돼 있다보니 여행사에서는 대외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유니클로 등 일본과 연관돼 있는 기업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매운동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이 몸을 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박 교수는 한-일 항공노선이 축소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불매운동 이전까지 일본에 가려는 수요가 많았던 만큼 갈등이 해결되면 수요는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항공사들이 항공 노선을 축소하고 있는 만큼 다시 확대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홍근 기자 mong@mice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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