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재단에 쏠린 ‘주최자 눈’ 돌려라 “마이스 최대 구매자 DB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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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재단에 쏠린 ‘주최자 눈’ 돌려라 “마이스 최대 구매자 DB 시급”
  •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
  • 승인 2019.07.0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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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주의 MICE INSIGHT

국제회의산업 육성을 위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국제회의, 컨벤션, 전시산업은 한국경제처럼 압축성장을 이뤘다. 비약적인 성장은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 컨벤션센터, 컨벤션뷰로, 국제회의 기획업체와 관련 업체, 학계의 협업과 노력으로 일궈냈다는 점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

2000년대 초 국제회의산업을 마이스산업으로 명칭을 변경했을 땐 산업의 파이를 인센티브 단체관광으로까지 키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다. 중앙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발전계획을 바탕으로 현재는 국제회의, 단체관광, 전시회뿐 아니라 소규모 회의까지 포함된 이른바 ‘마이스(MICE)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모든 산업의 관심사는 ‘지속성장’이다. 마이스산업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갔을 때 지속성장이 가능할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유치 지원제도, 참가 지원제도, 지역 특화 산업에 대한 지원제도, 각종 무료교육,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제도 등 수많은 지원제도를 발판으로 한국의 마이스산업은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발전했지만, 이젠 성장엔진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주최자가 지속적으로 자신의 정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사진=픽사베이
주최자가 지속적으로 자신의 정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사진=픽사베이

주최기관 상근근무자 DB 급선무

세계 100대 전시장을 살펴보면 국내 컨벤션센터는 과연 몇 개나 순위 안에 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KINTEX는 2019년 현재 어느 정도의 규모 경쟁력을 갖고 있을까. 우선 마이스산업의 세계 동향을 살펴보자.

컨벤션산업에 눈을 뜨고 지역별로 컨벤션뷰로를 만들기 시작한 중국은 컨벤션 유치를 위한 지원제도를 만들기 시작했다. 미국의 전문 컨벤션협회인 PCMA는 아시아로 관심 시장을 옮겨와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했다. 협단체전문가협회의 맏형격인 미국협단체임직원협회(ASAE)는 자체 자격증의 아시아판을 운영하려고 호주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독일 전시장 운영자들과 프랑스 대표 전시장 운영업체인 GL Event도 중국시장과 인도시장에서 사업을 하고 있고, 도시 간 경쟁을 위해 새로운 도시연합체가 속속 생겨난다.

마이스산업 관련 신규 IT 기술 업체의 성장은 중국,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여행사는 글로벌 OTA 서비스로 인해 700개 이상이 ‘폐업신고’를 했다. 국제회의, 전시회에 참가하는 외국인은 더 이상 주최기관이 제공하는 숙박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보다 더 새롭고 편리하면서도 가성비가 좋은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받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주최기관의 역할 조명’이다. 얼마 전 국내 주최단체 DB를 연구했다. 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국내에 수많은 주최 단체가 있고 이들이 마이스산업의 실제 구매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기초조사나 네트워크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은 현실을 알게 됐다. 이 대목은 앞으로 마이스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우리가 더 살펴봐야 할 분야임이 틀림없다.

한국연구재단에 등록한 연구자는 2019년 7월 현재 54만7000여명에 달한다. 사진은 한국연구재단에서 운영하는 '연구자정보' 웹사이트 갈무리.
한국연구재단에 등록한 연구자는 2019년 7월 현재 54만7000여명에 달한다. 사진은 한국연구재단에서 운영하는 '연구자정보' 웹사이트 갈무리.

우선 개인정보보호법 탓에 주최기관에서 근무하는 상근 종사자 정보가 제한적으로 수집될 뿐 아니라 수집된 DB에 대해서도 지속 보관이 불가능하다. 결국 마이스산업계가 원하는 정보를 가진 대상이 지속적으로 자신의 정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국내에서 회원의 자발적 업데이트가 가능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과총)가 대표적이다. 이 두 기관은 학술지 평가나 연구·사업자금을 지원 받으려고 매년 사무총장을 비롯한 담당자의 연락처 변경 여부를 스스로 업데이트한다. 다만 그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DB를 공유하는 일은 공공의 목적으로 사용될지라도 쉽지 않다. 그만큼 회원들의 개인정보는 취합하되, 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것이다.

연구재단과 과총에 모이는 수많은 교수·연구자들의 개인정보는 마이스산업 측면에선 ‘주최자(기관) 정보’다.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주최자(기관)들이 한국관광공사 혹은 지역 컨벤션뷰로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지원제도를 잘 알고 있지 못하는 부분이다. 인식 정도가 매우 낮은 실정이다. 결국 현재 마이스산업에서 운영하는 지원제도는 ‘아는 사람만 이용하고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더 안타까운 현실은 연구재단과 과총 역시 국제행사 유치·개최를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심지어 국제행사를 전담하는 마이스산업 관련 기관의 지원금보다 더 큰 규모를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재단·과총, 회원정보 자발적으로 올리는 DB 구축

마이스산업 인지도 낮아 “아는 사람만 아는 지원제도”

‘지원사업’ 성장발판 인정 “성장엔진 업그레이드 필요”

“주최자 빼놓곤 마이스산업 발전 기대하기 어렵다”

주최기관의 자발적 ‘유료참여’유도하려면

국제사회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 한국 마이스산업의 지속성장 동력은 산업의 실질적 구매자인 주최기관과 관계 형성에 있다. 지금처럼 주최자가 행사 때마다 국제회의기획업체 혹은 행사 대행업체를 통해 ‘대행’을 맡기는 구조는 마이스산업 성장에 한계가 있다. 또 국내와 같이 회의산업이 수주서비스 기반으로 돼 있는 구조에선 국제회의, 컨벤션을 통한 해당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쉽지 않다.

우선 국제회의 주최기관이 정부 지원금이 아닌 회원의 자발적 ‘유료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 이런 회의 콘텐츠 구성은 국제회의기획업체만의 노력으론 불가능하고 주최기관의 직접적인 고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만약 이러한 노력이 어렵다면 차라리 전문 AMC(Association Management Company)기관에 맡기는 게 산업 발전엔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자료사진=픽사베이
자료사진=픽사베이

미국의 인적자원관리학회(Societyof Human Resources Management,SHRM)의 경우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인적자원경영 관련 콘텐츠와 교육을 제공하고, 대규모 연례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여기엔 국내 대기업 인사부처 담당자도 상당수 참여한다. SHRM의 연례행사 참가를 위한 단체참가 모집 에이전시도 두 곳 이상 있다. 각 100명 이상을 모집해 참가한다고 한다. SHRM은 인적자원 분야 ‘최고 집단’이라는 인식 아래 훌륭한 컨벤션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많이 참가하는 South by South West(SXSW)는 최고의 음악,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비즈니스 행사로 성장했다. 텍사스 오스틴에 수만 명의 참가자가 모여 도시 전체를 행사로 물들인다. 두 행사 모두 주최자가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기획해 성공적인 행사를 만든 사례다.

 

주최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
전문 AMC 활용도 고려해봐야

MICE 지속성장 모멘텀, 주최자에 있다

주최자(기관)이 수익 창출을 위해 신규 국제회의 혹은 컨벤션을 기획하고 주최하면 마이스산업의 지속성장의 모멘텀이 만들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마이스 지속성장의 핵심은 행사 주최자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컨벤션센터, 국제회의기획업체, 서비스 제공업체가 아무리 지속성장을 위해 노력해도 (주최자를 빼놓곤) 한쪽 날개로 날려는 시도일 뿐이다.

다행히 ‘4차 국제회의산업 발전계획’에는 AMC 서비스 지원과 주최기관에 대한 사업이 명시돼있다. 이번 4차 발전계획이 성공하려면 그간 마이스산업의 테두리에 4분의 1쯤 발을 걸쳐 놓거나 아예 관심을갖고 있지 않던 협회, 학회 등 민간 주최기관을 포함시켜야 한다. 정보의 보조금 사업도 점차 규모가 줄어들 예정이라고 하니, 주최기관의 자력갱생을 위한 수익사업으로 국제회의, 전시, 컨벤션의 매력을 어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협·단체에서 다양한 행사를 주최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의 지원 속에서 산업을 키우는 방식은 한계에 다다랐고, 민간 중심의 자발적 경쟁력을 갖춰나갈 때다. 마이스산업 지속성장의 열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마이스산업 지속성장 생태계의 큰 축을 담당할 협회·학회 등 주최자와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신규 사업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그제야 비로소 마이스산업이 확장될 수 있고, 새로운 비즈니스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우수인력도 몰려들 것이다.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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